AI와 인간이 함께 일하는 팀마인드셋

작성일   |    2025.08.11 조회   |   41 작성자   |   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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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간을 대체할까, 아니면 최고의 동료가 될 수 있을까? 인공지능과의 협업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AI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마음가짐’이다. AI와의 협업에서 경쟁력은 도구가 아닌 팀원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미래 사회에서 AI와의 협업은 기술의 발전을 넘어서, “어떻게 함께 일하는가”에 대한 우리의 마인드셋에서 비롯될 것이다. [사진=셔터스톡]


 불과 18개월 만에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이 대규모 언어 모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일상의 사소한 것들도 AI에 묻고, 마치 편한 동료처럼 AI와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눈다.


구글의 현 CEO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AI가 한 달이라는 짧은 훈련 기간 동안 8조 개가 넘는 단어를 학습하며, 이런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무한한 지식을 축적하기에, 머지않아 완벽에 가까운 IQ와 EQ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기술 발전 속에서도 AI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은 여전히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AI가 인간을 대체하지 않을까?”라고 우려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AI와 어떻게 함께 일할 수 있을까?”



도구를 넘어 동료로


협업의 가능성은 기술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을 수 있다. 이 글에서는 AI를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닌,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동료’로 인식하는 새로운 자세, 즉 ‘팀마인드셋’의 관점에서 인간과 AI의 협업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MIT Sloan Management Review 연구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수천 개 기업이 인공지능 기술 구축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기업은 과연 AI 투자를 통해 기대했던 경쟁력과 영업 이익을 얻었을까?


결과는 놀랍게도 전체 기업 중 약 10%만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AI 구축에 성공한 기업들은 기술 자체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일까?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비결은 기술력 경쟁보다는 사람과 AI가 함께 일할 수 있는 ‘팀 문화’에 있을지 모른다. 결국 미래 사회에서의 경쟁력은 단순한 기술 발전뿐 아니라 AI를 동료로 받아들이는 우리의 인식 전환에서 비롯될 것이다.

 


유치원생처럼 일하라


인간-AI 협업 분야에서는 AI 시스템이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증강하고 확장하는 파트너십 모델을 강조한다. 인간-AI 협업은 인간과 AI 에이전트가 각각의 강점을 발휘하는 공생적 관계를 의미한다.


인간은 맥락적 이해와 윤리적 판단을 제공하고, AI는 데이터 기반의 분석과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AI 협업은 인간과 AI 시스템이 인식, 추론, 행동에서 각자 고유한 역량을 발휘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상호작용적이고 적응적인 과정인 것이다.


창의력 전략가 톰 우젝은 ‘마시멜로 챌린지’라는 유명한 실험을 통해 협업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 스파게티 면 등 제한된 재료로 탑을 세워 마시멜로를 꼭대기에 올리는 이 실험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인 그룹은 뜻밖에도 유치원생들이었다.


반면 MBA팀은 계획과 전략 수립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다가 정작 마감 직전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러한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유치원생들은 위계질서나 완벽한 전략 대신 즉흥적이고 반복적인 협력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 실험은 완벽한 계획보다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실험 문화와 심리적 안전감이 창의적 협업의 핵심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제 창의적 협업은 인간-인간을 넘어 인간-AI 협업의 영역에서도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과 AI의 성공적 협업을 위해 우리가 갖추어야 할 마인드셋은 무엇일까?


‘마시멜로 챌린지’는 공동 목표를 위한 협업의 중요성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실험이다. [사진=셔터스톡]




AI를 동료로 인식하는 팀마인드셋


스탠포드 대학의 캐럴 드웩 교수와 연구진은 개인이 가진 ‘성장형 마인드셋’이 교육과 기업의 업무 및 관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자들은 인간의 마음가짐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하나는 자신의 능력과 재능이 노력과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 ‘성장형 마인드셋’이고, 다른 하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타고난 능력과 재능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고정형 마인드셋’이다.


필자는 앞서 개인의 성장형 마인드셋을 확장하여, 팀 전체의 성장을 촉진하는 ‘성장형 팀마인드셋’을 제시한 바 있다. 이를 AI 협업의 맥락에서 적용함으로써 인간과 AI가 성공적으로 협력하는 데 필요한 팀마인드셋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인간과 AI의 협업에서 다양성 존중이란 기존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영역을 융합하고 확장하는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AI를 활용하면 수학, 데이터 과학, 알고리즘, 윤리, 경제 등 서로 다른 사회 영역 간의 융합과 새로운 실험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혁신적인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다.


AI가 팀의 일원으로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레고는 사용자 참여형 플랫폼 ‘레고 아이디어스’를 통해 고객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실제 제품으로 개발하여 고객과의 협업을 통한 제품 다양성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AI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분석하여 소수 의견이나 틈새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이를 제품 다양성 증대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이는 AI가 팀 내에서 다양성을 촉진하고 창의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K-POP 그룹 BTS의 ‘Dynamite’ 뮤직비디오를 레고로 재현한 세트 [사진=레고코리아]



둘째, AI의 오류를 이해하고 엄격한 검증을 바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팀의 성과를 높이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질문은 ‘우리 팀은 서로 신뢰하는가?’이다. 인간과 AI 협업에서도 신뢰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우선, AI 자체의 신뢰성이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 모든 정보가 진실인 것은 아니다. 따라서 AI의 한계를 인정하고,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하며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이 가진 편향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이다. AI를 통한 협업이 증가하면서 인간의 편향, 차별, 성차별 등이 무의식적으로 자동화되고 정당화될 위험이 존재하며, 이로 인해 책임 전가나 윤리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인간과 AI의 협업이 진정한 의미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히 기술을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가치를 중심으로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AI가 채용, 성과 평가, 직원 개발과 같은 HR 프로세스에 더 많이 활용됨에 따라 윤리적 문제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구성원들이 AI에 열린 마음을 갖고 적절한 기술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HRD(인적자원개발)를 지속적으로 프로세스 내에 포함시켜야 한다.


전문가는 직원 및 이해관계자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수집하여 ‘안전한 공간’의 원칙을 실행하고, 지속적인 평가를 통해 신뢰, 청렴성, 책임성을 촉진하는 조직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인간-AI 협업이 바꾸는 업무 풍경


다음 사례들은 AI를 동료로 인식하고, 이를 통해 팀의 성과를 높이고 있는 기업들의 실제적인 인간-AI 협업을 보여 준다.


IDEO(아이디오)는 디자인 씽킹으로 유명한 미국의 디자인 혁신 기업이다. 사용자의 요구와 문제 해결을 중심에 두는 IDEO는 최근 AI와의 협업을 핵심 혁신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을 보완하고 확장하는 ‘공동 창작자’ 혹은 ‘디자인 파트너’로 받아들이고 있다. 


IDEO는 컨셉 개발과 아이디어 창출 단계에서 ‘DALL-E(달리)’나 ‘Midjourney(미드저니)’와 같은 AI 동료와 협업한다. 예를 들어, “스크린이 넘쳐나는 시대에 저녁 식탁에서 부모와 자녀의 소통을 촉진하는 게임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DALL-E에게 던지며 “저녁 식사 중 음식을 가지고 노는 가족”이라는 주제를 제시했다.


AI가 생성한 이미지는 기존의 회의 방식으로는 도출하기 어려운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당근을 코로 쓰고 있는 엄마?’, ‘모두가 식탁에 둘러앉아 음식을 게임의 도구로 활용하면 어떨까?’와 같이, AI가 기존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창의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팀은 이를 기반으로 창의성을 더욱 확장하게 된다. 여기서 DALL-E는 아이디어 촉진자이자 창의성 가속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국내 한 기업은 자체 AI 챗봇 솔루션인 ‘Brity Assistant(브리티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신입사원의 온보딩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직원 교육 시 AI 챗봇을 ‘멘토’ 역할로 활용한다.


챗봇은 신입사원 교육 매뉴얼을 안내하거나 관련 용어를 설명하는 기본 업무부터 반복적 질문에 응답하고 학습 자료를 요약하는 복잡한 업무까지 수행한다. 신입사원들은 AI 챗봇에게 부담 없이 질문하며 적극적으로 학습 도움을 받고, 실수해도 괜찮은 ‘편안한 동료’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인간과 AI가 협업할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 중 일부에 불과하다. 우리가 수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듯이, AI와도 다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AI는 때로는 조언자가 되고, 때로는 평가자의 역할도 수행한다. 인간과 AI가 힘을 합쳐 협력할 수 있는 수백 가지의 기회가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기업 사례들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며, 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와 기회를 인간과 AI의 협력을 통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기술과 인간이 함께 성장하는 시대


필자는 AI를 단순히 도구로 간주하는 고정형 마인드셋과 달리, AI를 함께 일하고, 함께 실수하며,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동료’로 인정하는 성장형 마인드셋을 제안하고자 한다.


성장형 팀마인드셋 관점으로는,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증폭하고 확장하는 존재이다. 흔히 미래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함께하는 ‘동반자’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과 AI’의 관계도 포함할 수 있지 않을까?


AI 기술 발전이 만들어 낼 미래 사회에서는 인간과 AI 협업의 가능성을 단순히 기술적 능력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마인드셋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협업의 본질은 결국 “누가 더 똑똑한가”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일하는가”에 있기 때문이다.






한수정 연세대학교 부교수

교육대학원(평생교육경영 전공주임)

인지과학협동과정 박사과정 지도교수

한국인력개발학회 사무국장

Team Mindset Lab 연구소장 및 대표

soojeounghan@yonsei.ac.kr




본 글은 미디어스트리트의 품질경영 2025년 6월호에서 발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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